헤이젤 참사, 사망자, 원인 그리고 훌리건(영국 축구 리그 역사)

HugoVance

헤이젤 참사, 사망자, 원인 그리고 훌리건

헤이젤 참사, 사망자, 원인 그리고 훌리건(영국 축구 리그 역사)

이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뮌헨 비행기 참사를 다루었다. 이번엔 안타깝기보단 흑역사에 가까운 리버풀(LIVERPOOL) FC의 ‘헤이젤 참사’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참사가 일어나기 전부터 리버풀의 팬들은 ‘훌리건’으로 유명했다. 훌리건의 사전적 의미는 ‘경기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광적인 축구 관중’이다. 이 참사에 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영국 ‘훌리건’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훌리건(Hooligans)과 헤이젤 참사(Heysel Stadium disaster, 1985)

헤이젤 참사, 사망자, 원인 그리고 훌리건1
훌리건(Hooligans), 출처 : http://www.aasecurity.co.uk/

1980년대 영국은 1970년대의 엄청난 경제 침체를 겪은 영국이 ‘마거릿 대처’가 집권하면서 경제회복을 시도하던 시기이다. 영국은 1970년대 윈스턴 처칠이 과도한 사회 복지적 정치를 하면서 하층민과 저소득계층, 모든 영국 시민이 무기력하고 가난에 허덕이는 그런 암흑의 시기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러운 자발적 실업이 증가하고 일을 할 의욕도 없어지며 온갖 허영심과 인종차별까지 난무했다. 그런 시대에 영국 시민은 숨겨왔던 분노를 밖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훌리건’이다.

헤이젤 참사(Heysel Stadium disaster, 1985)

헤이젤 참사, 사망자, 원인 그리고 훌리건2
경기 직전인 경기장(출처 : https://www.liverpoolecho.co.uk/)

본 참사는 1985년 05월 29일 벨기에 브뤼셀 헤이젤에서 일어난 훌리건 난동 사건으로 회자한다. 당시 1970년대와 1980년대 영국 프로리그 최대 강팀이었던 리버풀은, 1984-85 시즌의 유러피언 컵 결승에 진출해 이탈리아 최고 리그인 세리에 A의 유벤투스와 맞붙게 된다. *리버풀은 1972-73 시즌부터 1989-90 시즌까지 17년간 11번의 우승과 6번의 준우승을 거머쥐었고 70~80년대 황금 전성기를 겪은 엄청난 대형 클럽 팀이었다. 리버풀은 황금 전성기를 겪고 있는 클럽인 만큼 팬들의 수도 많았고, 훌리건 때문에 유럽 전체에 많은 영향과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유벤투스도 한나라의 리그를 대표하는 팀으로 리버풀 못지않은 훌리건이 있었고 결승전이 열리는 경기장은 1930년대 지어진 낡은 경기장이었다.

결정적으로 경기장은 너무 작았고 요즘 있는 응원단 간 격리 펜스조차 없었다. 응원단의 분리 배치 또한 없었기에 과열된 경기장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기에 충분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돌팔매질과 팬들 간 폭력이 바로 시작됐다. 돌진하는 리버풀의 훌리건을 경찰조차 막을 방도는 없었고, 유벤투스의 응원단과 훌리건이 아닌 일반 팬들은 도망가기에 바빴다. 출구에 밀리는 사람들이 벽으로 몰렸고, 밀린 사람들에 의해 낡은 콘크리트 벽이 그대로 무너져 39명이 사망하고 6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경기는 진행되어 유벤투스의 1:0 승리로 끝이 났다.

유럽축구협회는 이 사건 때문에 영국 축구클럽에 5년간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와 리버풀에 7년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가 내려졌다. 징계 때문에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당하여 영국 프로축구리그는 감독들과 선수들에게 치명적인 리그로 전락했다. 그렇게 영국 프로축구리그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전까지 90년대 축구 암흑기를 거치게 된다.

응원단(서포터스)의 중요성

훌리건이란 축구 경기장에서 폭력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경기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무분별한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한다. 이러한 훌리건 문제는 영국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내세웠던 목표 중 하나가 ‘가족과 함께하는 축구장’이었을 정도로 훌리건의 영향이 아주 크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고 FA, 축구협회 등에서 악성 훌리건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그 비율이 크게 줄었지만, 아직도 존재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진성 훌리건이 있는 ‘웨스트 햄’과 ‘밀월’ 클럽은 21세기인 지금도 경기장 안에서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축구를 진정으로 좋아한다면 상대 팀 팬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응원으로 그 열기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훌리건이 존재하게 된 이유는 알겠으나, 지금은 21세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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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세네갈 응원단(출처 : Twitter PF World Cup)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훌리건 문제는 단순히 축구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축구를 포함해서 스포츠 관람을 즐긴 후 경기장의 쓰레기를 싹 치우고 간 모범사례들이 가끔 뉴스로 나와 다른 나라들이 감명을 받고 이슈가 된다. 대한민국 붉은 악마들이 그랬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세네갈 응원단이 그랬고, 일본 응원단들이 그랬다. 이런 모범사례들, 응원단의 기본 매너와 상식을 가진 팬들이 더욱더 늘어나 훌리건의 문화를 덮어버리고 안전한 경기장, 재미있는 팬 문화를 널리 정착시키는 유럽리그가 되면 좋겠다. *그래야 나중에 내가 안심하고 갈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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